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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속소설이 머 어때서?!>: 관객과 함께 춤춘 소통의 무대

공연·전시

by tardi 2025. 7. 2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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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속소설이 머 어때서?!>는 연극의 본질인 관객과의 소통과 참여를 극대화하며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마치 우리 전통 연희처럼 관객을 단순한 구경꾼이 아닌 능동적인 참여자로 만들었죠. 몰리에르가 말했듯, 이 연극은 감동과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하며 관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안겨주었습니다.

제목 속에 숨겨진 의도: 김말봉 소설의 재해석

연극 제목인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는 원작자 김말봉의 통속소설이 받았던 폄훼에 대한 당당한 항변입니다. '뭐' 대신 '머'를 쓴 것은 김말봉 작가의 사투리에서 따온 것으로, 관객과의 허물없는 소통에 중점을 두겠다는 연출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물음표와 느낌표가 동시에 붙은 것은 "관객이 좋다면 통속소설도 좋다"는 발상을 유쾌하게 전달합니다. 김말봉 작가는 당시 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해 사랑, 불륜, 치정 같은 자극적인 소재를 사용했지만, 그 속에는 주체적인 여성상과 사회개혁 의식이 뚜렷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심지어 일제에 저항하거나 공창제 폐지 운동까지 벌였던 인물이죠. 이제는 순수문학, 참여문학, 통속문학의 구분이 무의미해진 시대에 김말봉의 작품은 오늘날 K-드라마의 원조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습니다.

관객을 위한 다채로운 연극적 장치들

이 연극은 관객과의 진정한 소통을 위해 다양한 장치들을 영리하게 활용했습니다.

  • 자유로운 좌석: 대극장처럼 좌석에 차등을 두지 않고 자유석으로 운영하여 관객의 자율성과 능동성을 보장했습니다. 이는 관객이 공연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끌었습니다.
  • 재치 있는 해설자: "시대를 증언하는 목소리"인 변사로 등장하는 남녀 해설자는 빨강과 노랑의 원색 의상을 입고 끊임없이 옥신각신하며 관객을 극 속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이들은 극의 몰입과 이완을 자유롭게 조절하게 해 주었으며, 소설의 줄거리를 설명하고 무대 장치를 간소화하는 것을 넘어 관객과 즉석에서 소통하며 웃음과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 음악 그룹 '더튠'의 활약: 무대 안쪽 샤막 뒤편에서 조명을 받은 '더튠'은 근대 유행가, 신민요, 만요, 동요 등을 라이브로 연주하며 관객을 당시의 시대로 자연스럽게 안내했습니다. 특히 김말봉 작가가 즐겨 불렀다는 '갈잎피리'로 관객을 과거로 초대하고, 직접 작사한 가곡 '그네'를 관객과 함께 열창하게 유도하여 연극과 음악의 통합적인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이들의 생동감 넘치는 몸짓과 표정은 또 다른 볼거리였지만, 샤막에 가려져 있어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 과감한 방백과 직접 소통: 배우들은 단순히 방백을 넘어 관객과 직접 시선을 마주치고 해설자처럼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인물의 속마음을 공유하고, 관객에게 계속해서 '이것은 연극'임을 환기시키며 현실감을 뛰어넘는 연극적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 매끄러운 장면 전환: 세 가지 에피소드를 다루는 연극은 이야기와 연결되는 음악, 해설자의 재치 있는 개입, 그리고 영상 활용 등을 통해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장면 전환을 보여주었습니다.
  • 최소한의 무대와 영상의 조화: 평상 한 개와 작은 상자가 전부인 간소한 무대였지만, 영상과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장소 재현에 전혀 부족함이 없도록 연출되었습니다.

웃음과 통쾌함을 선사한 코믹 연출

이 연극이 관객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은 또 다른 이유는 무거운 주제를 코믹하게 풀어냈다는 점입니다. 권위적인 남성 인물의 치부를 드러내며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은 서민의 마음을 통쾌하게 해주었던 우리 전통 연희와 닮아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연출 방식은 관객이 인물의 감정에 과도하게 몰입하기보다 유쾌한 기분을 유지하도록 도왔습니다. 배우들은 연기하는 척하기보다 대놓고 '연기'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해설자 역시 끊임없이 "이것은 연극이야"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덕분에 배우들은 상대를 바라보기보다 관객을 응시하며 소통하는 방식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아내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애인의 장롱 속에 숨어버린 남편의 얼굴이 관객에게 투영된 이미지로 나타나 신체적 고통을 코믹하게 전달하는 장면은 관객에게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관객과 진정으로 함께한 연극

연출가의 언급처럼 "이것은 연극"이라고 끊임없이 외쳐댄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는 배우와 관객이 진정으로 함께하며 포스트모던 시대가 요구하는 연극을 보여주었습니다. 전통 연희의 장점을 현대적으로 계승하여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코믹한 연출과 연기로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관객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했습니다. 커튼콜에서의 뜨거운 열기는 이러한 시도가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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