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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주의 연극 미학

공연·전시

by tardi 2025. 11. 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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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징주의 연극 미학의 기원과 목적

상징주의는 19세기말 서구 사회를 지배했던 과학주의실증주의의 흐름, 그리고 이를 반영한 자연주의(Naturalism) 연극의 표피적인 현실 재현에 대한 근본적인 반발로 태동했다. 상징주의자들에게 상징은 핵심적인 키워드이다. 이들은 플라톤과 네오플라톤주의자 칸트의 영향을 받아 세상을 눈에 보이는 현상계와 그 뒤에 숨겨진 이데아로 나누었다. 상징주의 예술의 근본적인 목적은 바로 현상계 속에 감춰진 상징을 통해 만물이 조응(Correspondance)하는 절대계(Absolute)의 세계로 나아가고자 시도하는 것이었다.

현실과 유리되었던 보들레르, 랭보, 베를렌 같은 시인들이 스스로를 선원들에 의해 놀림을 당하는 하늘의 왕자 앨버트로스라고 생각했던 것은 이러한 맥락이다. 현세 속에 숨어 있는 상징을 통해 영혼, 신비, 절대적 진실을 꿈꾸었던 이들이 바로 상징주의의 신봉자들이다.


2. 음악과 총체 예술론의 영향

상징주의 연극은 물질성을 배제하고 정신성을 회복하려는 운동이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상징적 언어라 할 수 있는 음악 및 언어의 음악성은 상징주의 시인들에게 매우 중요했다. 그들은 리듬, 운율, 나아가 음악 자체를 통해 언어의 표현을 극대화시키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목적, 즉 초월적 세계의 환기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바그너의 총체 예술론(Gesamtkunstwerk)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연극을 최고의 예술이라고 한 바그너는 완전한 인간의 표현이야말로 예술이라고 하였고, 무용, 음악, 문예의 예술 분야를 종합시킬 때 비로소 진실한 예술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종합예술은 예술의 원래 모습이었던 그리스 비극으로 귀환하는 것이며 각각의 예술이 한자리에 통합된 형태라고 생각했다. 음악, 시, 무용 등 전체 예술을 하나로 결합시켜 인간의 감각에 호소해야 한다는 이러한 총체극의 이념은 프랑스 상징주의 연극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3. 상징주의 연극 운동의 전개

바그너의 이념과 상징주의 시인 말라르메의 영향을 받아, 1890년 폴 포르(Paul Fort)는 예술극단(Théâtre d'Art)을 창설하고 순수하고 이상적인 연극운동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들의 이념을 연극 속에 흡수시키고자 했으며, 자연주의 연극이 무대 위에 실제 현실을 복제하는 것을 거부하고, 무대를 상징과 은유로 가득 채웠다. 특히 추상적인 색채, 간결한 배경, 느린 낭송을 통해 관객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소리, 색, 향기, 형태들을 사용해 관객의 상상력과 직관을 자극했다.

하지만 난해한 무대와 포르의 연출적 한계로 1893년 예술극장은 문을 닫게 된다. 예술극장의 배우였던 뤼니에-포(Lugné-Poe)가 그의 뒤를 이어 메테를링크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Pelléas et Mélisande)>를 암시적 기법으로 연출하여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이를 기반으로 그는 곧 ‘외브르 극단(Théâtre d'OEuvre)’을 설립하여 이곳을 상징주의 연극의 아성으로 구축하게 된다.


4. 상징주의 극작술의 특징 

상징주의 극작가들은 현실적 삶이 아닌 이상적인 삶과 우주의 신비를 찾아 헤맸던 시인들이다. 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초월 세계의 현존을 인식하고 꿈, 신비, 숙명 등 불가사의한 힘들이 모호하고 상징적인 상태로 일상의 삶에 내재해 있음을 감지하였다.

그러므로 그들의 극작법은 자연주의와 같은 직접적인 지시나 재현이 아니라 직관을 통한 상징, 암시(Suggestion), 비유를 토대로 구축된다. 그들의 언어는 일상적 의미가 배제되는 대신 유추나 연상 작용이 가능한 시적이고 음성적인 언어를 적극적으로 추구한다. 이러한 시적 언어를 통해서 초월적이고 영적이며 절대적인 세계를 환기(Evocation)시킬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상징주의 극작가들은 소재를 종교, 신화나 전설 같은 환상적인 영역에서 추출한다. 우리가 다루게 될 메테를링크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의 소재도 신화에서 온 것이며, 클로델의 <마리아에게 고함>은 가톨릭의 이념을 기반으로 한다. 대표적인 상징주의 극작가는 클로델과 메테를링크를 꼽을 수 있으며, 다행히 이들은 한국에서도 공연이 되었으므로 다음 장에서 이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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